[심층진단] 문정우 금산군수 "전체 계획 없는 임대 잘못"… 건강관 4년 방치 뒤 선거 직전 입찰
인삼약초건강관, 민선8기 임기 말 '식당부터' 지시→권한대행 결재→개찰 이틀 뒤 선거… 금산군 "공익 여부 법적 판단 따를 것"
[금산경제뉴스 정구진기자]
문정우 금산군수가 7일 금산인삼약초건강관 식당 낙찰 취소와 관련해 "건물 전체 활용 계획 없이
식당 하나만 임대한 것이 잘못된 방향"이라고 밝히고 있다. [사진=금산군프레스협회]
문정우 금산군수가 금산인삼약초건강관(한방스파&호텔 휴) 1층 식당 낙찰 취소와 관련해 "건물 전체를 어떻게 활용할지 계획도 없이 식당 하나만 임대한 것이 잘못된 방향"이라며 정책 판단에 따른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문 군수에 따르면 입찰 대상 식당은 109평으로 건물 전체 면적의 4.8% 수준이다.
문 군수는 7일 본지와 금산군프레스협회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손해배상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건물 전체 활용방향을 다시 세우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공개입찰 결과를 새 군정이 뒤집은 사안으로 알려졌지만, 논란의 출발점은 따로 있다. 4년 가까이 멈춰 있던 공공시설을 민선8기 임기 말 일부 공간만 떼어 선거 직전 입찰에 부친 행정 일정이다.
금산군 금산읍 인삼광장로 20에 자리한 건강관은 2014년 6월 개관 이후 위탁업체 적자와 사용료 미납, 명도소송이 이어졌다.
2022년 11월에는 전 임차인 퇴거 과정에서 배관이 동파돼 대규모 보수가 진행됐다.
민선8기 4년 동안 지하 수영장 조성 등 활용방안이 검토됐지만 실제 운영으로 이어지지 못했고, 2층은 군청 부서 사무실로 쓰였다.
상황이 바뀐 시점은 올해 3~4월이다.
금산군 인삼약초과 실무진에 따르면 박범인 당시 군수는 국장을 통해 "당장 임대 가능한 식당과 카페부터 추진하라"는 지시를 여러 차례 내렸다.
박 군수가 선거 출마로 직무에서 물러난 뒤인 5월 22일 국가공매포털 온비드에 공고가 게시됐고, 최종 결재는 군수 권한대행인 부군수가 했다.
6월 1일 개찰에서 식당에는 2명이 응찰해 최고가 투찰자가 낙찰됐다. 카페는 유찰됐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개찰 이틀 뒤인 6월 3일 치러졌다.
입찰 설계에도 빈틈이 있었다.
공고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명분으로 응찰 자격을 '공고일 기준 금산군 주소지 보유자'로 제한했다.
그러나 주소를 일정 기간 유지해야 한다는 보완 조건은 두지 않았다. 실무진도 해당 조항이 없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민선8기 당시 금산군 고위 관계자는 "국가 시스템을 통해 전국 공개모집으로 진행한 정상 절차"라며 "기준을 지켰다면 선거와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실제 공고는 금산 주소지 보유자로 자격을 제한한 지역제한 입찰이었다.
이 관계자는 "나머지 공간은 건축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쓸 수 없고, 숙박시설은 객실 규모상 손익분기점이 나오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건물 전체의 활용 해법이 없는 상태에서 당장 가능한 공간만 입찰했다는 점을 확인한 발언이다.
실무 책임자의 평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인삼약초과 관계자는 "한 달만 더 미뤘으면 순조롭게 갈 수 있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위법성을 인정한 발언은 아니다. 다만 전체 활용방향을 먼저 정한 뒤 공간별로 순차 운영하는 방식이 더 적절했다는 실무적 판단으로 읽힌다.
낙찰자 측 입장은 다르다.
대전MBC 보도에 따르면 낙찰자 A씨는 연간 사용료 2400여만원을 완납하고 집기류까지 주문 제작했다.
그런데 6월 12일 "당선인이 전체 임대 방향을 말씀했다"는 취지의 취소 통보를 받았다.
A씨는 군이 직접 공용으로 쓰는 것도 아닌데 공익을 이유로 취소한 것은 부당하다며 행정심판을 청구하고 경찰에 진정서를 냈다. 정책 변경 문건이 취소 통보보다 늦은 7월 1일 취임일에 보고됐다는 점도 쟁점으로 남아 있다.
이에 대해 문 군수는 "손해배상을 물어주더라도 전체 활용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판단해 취소를 지시한 것은 사실"이라며 "낙찰자 얼굴도 본 적 없다.
사적 감정이 아닌 공적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언론은 왜 취제했는지 양쪽 입장을 공정하게 다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군수가 제시한 방향은 대중목욕탕이 아닌 체류형 건강관광 거점이다.
그는 "금산의 가장 큰 약점이 숙박시설 부족인데 있는 시설마저 놀리고 있다"고 말했다.
인삼을 주제로 한 제과·제빵점과 상시 홍삼 족욕 체험공간을 유치해 관광객이 머무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인삼약초과도 재편안을 내놨다. 지하는 기존 목욕탕과 차별화한 스파, 1층은 인삼·약초 테마 음식점과 카페, 2층은 인삼 관련 벤처기업 입주공간으로 쓰는 방안이다.
다만 실무진은 공용면적이 넓어 통임대 시 사업자의 사용료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금산군은 8일 금산군프레스협회에 "건강관 운영의 효율성과 공익을 위해 일부 사용허가 방식에서 전체 사용허가 방식으로 정책을 변경한 사항"이라며 "이 같은 결정이 공익에 부합하는지 법적 판단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군은 사용·수익허가서 발급 전 단계에서 낙찰 자격을 철회한 만큼 행정 재량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정책적 필요성과 절차의 적정성은 별개의 문제다.
법정에서는 허가 전 낙찰 철회의 재량 범위와 낙찰자의 신뢰이익이 다퉈질 전망이다.
다만 법적 결론과 무관하게 남는 사실이 있다. 4년간 멈춘 공공시설을 선거 12일 전 일부만 공고하고, 개찰 이틀 뒤 단체장이 바뀌는 일정을 택한 앞선 행정의 판단이 지금의 분쟁과 예산 부담의 단초가 됐다는 점이다.
새 군정에도 과제가 남았다.
통임대가 일부 임대보다 공익성과 수익성을 실제로 높일 수 있는지, 공용면적 부담은 어떻게 풀지, 손해배상 규모는 얼마인지, 정상 운영은 언제 시작하는지를 구체적인 계획으로 내놓아야 한다.
'계획 없는 임대'를 바로잡겠다는 결정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그 계획부터 공개돼야 한다.